- 레딧 포스트에선 소위 말하는 "업적질"을 6년 전부터 시작했다고 하셨는데요. 무슨 연유로 이런 엄청난 여정을 시작하셨는지?
제가 와우를 시작한 것은 오리지널에서 불성 초기 시절 어머니 집에서 새아버지의 계정으로 게임을 한게 처음이었는데요. 그때는 와우를 돌릴 수 있는 컴퓨터가 아버지 집에 없어서 일년에 두세번 정도 휴일때마다 한 일~이주일 정도 게임을 하곤 했었죠. 제 첫 목표는 레벨 40을 찍어 탈것을 타는 것이었는데요. 패치 노트를 읽거나 하질 않아서 매주 수요일마다 새로운 패치가 있다고 생각하곤 했답니다. 한번은 제가
죽음의 폐광에서 친구 버스를 태워주고 있는데 끝나고 나와보니 레벨 35 노움이 탈것을 타고 있는거에요. 그래서 탈것을 타려면 레벨 40이어야 하는데 핵이라도 쓰는 게 아니냐고 했더니 그 분은 탈것을 탈 수 있는 레벨이 35로 바뀌었다는 얘기를 해 줬고, 저는 충격을 먹었죠. 바로 가서 탈것을 산 저는 제 호랑이를 타고
언덕마루 구릉지를 그냥 계속 돌아다니고는 했었어요. 그 캐릭터는 아직도 레벨 35인 상태로 언덕마루에 있답니다.
리분이 시작되고, 전 게임을 최하 옵션으로 간신히 돌릴 수 있는 컴퓨터를 갖게 되었습니다. 체험 계정으로만 플레이를 하던 제가 어느 날 본 것은
X-53 관광 로켓이 새로 나왔다는 소식이였고, 전 학교에 가서 그 얘기를 친구한테 했었어요. 그 친구는 저한테 자기가 리분까지의 패키지와 2달 어치의 게임 시간을 사 줄테니 자기가 로켓 보상을 받게 해 달라고 했고, 그렇게 제 제대로 된 와우 인생이 시작됐습니다. 참 착한 친구죠. 여튼, 저는 주로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는 데에만 주로 노력했는데 그래도 늘 골드에 쪼들리곤 했습니다. 아무리 돈을 모아도 280% 속도의 탈것을 구할 수 없던 차에,
길고도 낯선 길을 완료하면 공짜로 310%를 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저는 이벤트 업적들을 하기 시작했죠. 그때까지 제가 한 업적질은 그게 전부였습니다.
그 후에 대격변이 찾아왔지만 저는 캐릭터를 레벨업 시키는 거 말고는 특별히 하지 않고 있었는데요. 불의 땅 패치가 끝나갈 때 즈음 훨씬 더 좋은 컴퓨터를 구해서, 마침내 제 핑이 2로 떨어지지 않고도 공격대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곧 첫 공격대 찾기가 소개된
용의 영혼 패치가 진행되었고, 용영 공찾을 돌며 운 좋게 좋은 아이템들을 많이 얻은 저는 마침 마법사를 찾던 정공 길드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용의 영혼 영웅 난이도를 공략하던 그들 중에 빠른 탈것이 없었던 건 저 뿐이었고, 레이드에 늘
황갈색 와이번을 타고 날아가던지라 욕도 먹곤 했었지만, 280% 탈것이 없는 걸 어쩌겠나요. 시간이 지나고 아직도
보라색 원시비룡 고삐를 얻기엔 한참 멀었던 저는 대신
흑요석 성소를 돌아
검은 비룡 고삐를 얻고 280%을 그냥 구입하기로 했고, 그때부터 최대한 많은 영웅 등급 탈것을 구해야겠다 라고 생각해서
황천의 용군단이나
샤타리 하늘경비대 같은 평판을 올리기 시작했죠.
울트락시온 처치 이후 진도가 나가지 못하던 저희 길드는 결국 해체되어 버렸고 제게는 판다리아의 안개가 출시되기까지 8개월이라는 시간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만큼의 많은 시간과 이 게임에 대한 사랑으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일을 시작했죠-- 업적질 말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 열정은 커져만 갔고, 제 게임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은 모든 업적을 얻으려고 노력하던 차 판다리아의 안개 중반부 즈음에 16,000점의 업적 점수를 달성한 것이었습니다. 그 후 드군이 출시됐고, 특별히 할 컨텐츠가 많지 않았던 드군은 제가 하지 못했던 옛 업적들을 따게끔 시간을 할애하는데 최적의 확장팩이었습니다. 드군 끝자락에 아마 업적 점수가 세계 400위 안에 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군단이 나오고 나선 그 순위가 10위 내가 되었죠. 그 이후로도 계속 확장팩 내내 그 순위 안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 와우라는 게임의 모든 부분을 체험해 본 플레이어로써, 어떤 게 가장 즐거웠는지?
제가 만든 하나의 작은 목표를 달성하는게 가장 즐거웠습니다-- 특히 한 지역의 퀘스트를 완료하기 같은 것 말이죠. 마치 모험을 떠나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해야 할 컨텐츠의 양에 압도되는 것을 좋아했고, 마치 할 일이 절대 끝나지 않을것만 같았죠. 이제 업적 달성을 막 시작하는 플레이어들이 새로 할 경험이 부럽기도 합니다만, 어쩌면 그건 저만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가장 어려운 업적들은 역시 높은 점수의 PvP 업적들이죠. 다른 업적들은 하다보면 무척 지루한 편인데, PvP는 그렇지가 않았거든요. PvP를 제외하자면
더 큰 가방이 필요하겠군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 파티 찾기 등으로 서버 간 이동이 가능할 때 완료한거긴 합니다만-- 지금은 훨씬 더 어려워졌을 것 같네요. 그래도 진짜 '너무 어렵다' 라고 생각이 드는 업적은 특별히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목표를 정하면 그 목표만을 바라보고 직진하는 스타일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일일 퀘스트 10,000개 완료 업적을 따려고 할 때는 2주 안에 4,000개의 일일 퀘스트를 했었고, 드레노어에서 날틀이 풀리기도 전에
드레노어 전시관리인 업적을 달성하곤 했으니까요.
- 업적만을 노리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탈것과 애완동물 같은 것도 수집하시나요?
업적만 하는건 아니구요. 탈것, 애완동물, 장난감 같은 것들을 모으는 것도 확실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건 역시 님의 /플레이시간 인것 같은데요.
글쎄요, 두 개의 계정을 가지고 있지만 한꺼번에 두 계정을 돌리는 편은 드문지라, 잘은 모르겠네요. 본 계정 같은 경우에는 800일 정도 플레이 했다고 나오고, 군단이 나오고서야 시작한 두번째 계정은 250일 정도 플레이했다고 되어있네요. 그러니까, 합치면 아마 850 - 900일 정도 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제 마법사 캐릭터만 434일을 플레이했다고 나오는데,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그렇게 많이 한 건 아니죠. 아무래도 제가 시간을 낭비하는 타입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은데, 게임을 할때 /자리비움 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거든요. 그 외에는 제 30개의 레벨 110 캐릭터들에게 게임 시간이 균등하게 나눠져 있는 것 같아요. 각 직업의 캐릭터가 2개씩 있고, 총 8개의 마법사 캐릭터가 있습니다.
- 격전의 아제로스가 출시되면 당연히 몇백 개의 새로운 업적들이 생길텐데요. 다음 확장팩에서도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실 생각이신지?
여태까지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현실에서 해결해야 할 일들이 다가오고 있고, 그래서 특히나 더 이게 제 마지막 기회였다고 느껴서 이 작업에 더 열심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최선을 다할거긴 합니다.
- 업적질을 막 시작하려는 플레이어들에게 줄 조언이 있다면?
제가 드릴만한 조언이라면 고도의 집중을 필요로 하지 않는 낚시, 고고학, 평판 작업 등을 할 때에는 다른 할 일을 찾으시라는 겁니다. 저는 처음에 제 모니터를 양분해서 영화를 보곤 했었는데, 드군 시절에 마침내 두번째 모니터를 갖게 되면서 업적을 따는 것이 더 수월해졌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업적을 달성하고 있는 기분이었달까요.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하다못해 하스스톤처럼 다른 게임을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